신입 부원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보드게임들

고등학교 시절, 대학교 동아리에 대한 막연한 상상이 하나가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보드게임으로 빼곡한 책장이었다. 그러고도 수납 공간이 부족해 곳곳에 놓여 있는 보드게임들… 다양한 게임을 좋아하는 나는 그런 게임들에 둘러싸여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게임을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그 상상은 대강 잘 이루어 진 거 같다. 매일 보드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모여서 여러 게임을 플레이하고,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 매우 의미 깊은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다.

매우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보드게임들!

이번 기회에 “보드카”에 처음 들어온 나를 생각하면서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게임을 추천한다면, 어떤 게임을 추천할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진행하는 보드게임 서포터즈 4월 활동의 일환으로, 신입 부원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해 수많은 보드게임 중에서 소개하고 싶은 보드게임을 크게 세 가지 정도 추려 보았다. 게임을 추리는 과정에서 카탄 정도로 인지도가 너무 유명한 게임은 가능하면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추려 보았다.


<도미니언>

게임 패키지

가장 먼저 소개해주고 싶은 게임은, 나는 <도미니언>을 추천하고 싶다. <도미니언>은 가장 대표적인 덱 빌딩 게임으로, 게임이 끝나기 전까지 승점 카드를 최대한 많이 모으는 것이 주 목표인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처음에 동일한 카드를 가지고 시작한다. 각 플레이어들은 시계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자신의 손에 든 카드를 사용해 여러 액션을 진행해 자원을 획득하거나, 다른 사람을 방해할 수 있다. 모은 자원은 여러 종류의 카드를 구매하는데 쓸 수 있다. 게임은 가장 높은 승점을 주는 카드 12장이 모두 떨어지거나, 구매할 수 있는 카드 중 세 종류가 떨어지면 게임이 끝난다.

오늘의 조합은 뭘까? 아; 고문기술자 밴입니다…

세상에 많고 많은 보드게임 중에서 이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는 여러 개가 있다. 이 게임을 추천하는 첫 번째 이유는, 규칙이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 너무 간단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 어려운 보드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기 위한 반석이 된다.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보드게임들이 있고, 그 수만큼 수많은 규칙들이 있다. 여기에서 보통 쉽게 접하지 않는 덱 빌딩 게임의 기초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만큼, 이후로 새로 접하는 새로운 종류의 게임에 대한 규칙에 대해서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

조합만 봐도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 안다면, 당신은 고인물이다.

이 게임을 추천하는 두 번째 이유는, 매 게임마다 사용하는 카드의 조합이 달라지는 만큼, 새로운 전략을 매번 세울 수 있다. 도미니언은 현재 12개의 주요 확장팩이 있고, 매년 하나 이상씩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카드들은 기존 게임의 메타를 다시 고민하도록 한다. 이 모든 확장팩은 서로 동시에 사용해도 규칙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수많은 확장팩을 통해서 그 가능한 조합을 늘리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이 게임이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단 이 점에 대해서는 한국어 번역된 확장팩이 재고가 많이 없어서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7-card slugfest>

게임 패키지

두 번째 게임은 <7-card slugfest>이다. 상당히 독특한 플레이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이 작품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최대한 짧게 설명해 보자면 각 플레이어는 <5분 던전>처럼 모두 다른 캐릭터를 사용한다. 한 라운드가 시작하면 자신의 카드를 자신, 상대방 혹은 불쌍한 여관 주인 보리스에게 얹어서 공격 또는 여러 효과를 가하고 그 사람을 처치한 사람이 토큰을 가져가 승리 조건을 만족하면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대략적인 느낌은 <5분 던전>에 PvP 기능이 추가된 것처럼 볼 수도 있지만, 확연히 그 특이한 매력이 있는 게임이다.

오늘도 얻어터질 불쌍한 보리스…

한국어로 정식 번역되어 있지도 않은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 게임이 보드게임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 중 가장 독특한 플레이 방식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카드를 다른 캐릭터의 카드에 얹고, 그 순서를 기준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이 방식은 새로웠다. 카드의 효과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이 게임은 게임을 진행하는 페이스가 상당히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실제로 게임의 카드들은 매우 알기 쉬운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으며, 영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 판은 하나하나가 긴장의 연속이며, 총을 최대한 빨리 뽑아서 쏴야 하는 서부의 총잡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긴 곧 난장판이 됩니다

이 게임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게임의 시스템이 속도감 있는 재미를 느끼도록 디자인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매 판마다 플레이어에게 제약을 거는 조건이 있다. 모든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하던지, 카드를 원래 맨 위에만 얹을 수 있지만 맨 아래에도 얹을 수 있던지, 카드를 모두 앞면이 보이도록 하고 플레이 하던지… 정신나간 여러 조건들은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확실하게 정해 주며, 게임이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편하게 카드를 퍽퍽 내려놓는 플레이어들에 따라서 오늘도 우리의 불쌍한 보리스는 얻어터진다.

<화이트채플>

게임 패키지

마지막으로 추천할 게임은 <화이트채플>이다. 이 게임은 주사위나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게임이다. 중요하니까 한번 더 이야기하자면, 이 게임은 주사위나 카드에 의해서 발생하는 난수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 전략으로만 승부를 결정한다. 1800년대 유명한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게임은 경찰 여러 명과 잭 더 리퍼간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다. 잭 더 리퍼는 경찰에게 걸리지 않고 아지트로 숨어 들어가면 되며, 경찰은 그러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이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앞서 설명에서도 말했지만, 전혀 난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상전략게임을 제외하면, 보드게임에서는 게임의 다양한 플레이를 위해, 재미를 위해, 혹은 다른 다양한 이유 때문에 난수를 사용한다. 그 방식은 크게 주사위를 사용하거나, 카드를 사용하는데,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는 그런 난수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히 사람 대 사람의 전략으로만 승부한다. 바둑이나 장기만큼 추상적이지는 않지만, 그에 준하는 두뇌 싸움을 요구하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경찰은 답답해 미칠 노릇이다.

또, 게임의 세계관에 몰입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재미있다. 보드게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얼마나 이끌어내는지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컴 호러> <서바이버> 등의 여러 게임에서는 TRPG와 보드게임 사이의 위치에서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는 자연스러운 롤 플레잉으로 이어지고, 곧 더 재밌는 게임 플레이가 되도록 한다. 이 게임에서도 자세한 스토리를 늘어놓는 것은 아니지만, 추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대화를 하면서 재미있게 롤 플레잉이 가능한 것이 추천하는 이유이다.


마음 속으로는 더 많은 게임들을 소개하고 싶지만, 하루 종일 소개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개인적으로 정말로 재미있었던 게임들을 추렸다. 신학기… 시즌은 다소 지났지만, 여전히 새로운 보드게임을 접하러 오는 신입 부원들은 있고, 그 때마다 새로운 게임들은 언제나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